2019. 3. 20. 14:54ㆍAmerica/'19 뉴올리언스 여행
흥미진진했던
Audubon Butterfly Garden and Insectarium
423 Canal St, New Orleans, LA 70130
남편이 재밌겠다며 적극적으로 가자고 한 오듀본 곤충관. 여행갈 때 어딜 적극적으로 가자고 하는 남편이 아니기에 흔쾌히 오케이했다. 오듀본 곤충관은 오듀본 동물원과 함께 Audubon Nature Institute에 속해있어 함께 티켓을 사면 각각 사는 것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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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있는 곤충관 중에 가장 큰 오듀본 곤충관은 평일에도 사람으로 북적였다. 아기들과 함께 온 엄마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관광객보다는 로컬들이 많이 오는 곳 같았다. 메인로비에는 세큐리티가 있다. 세큐리티를 통과하면 티켓부스가 있고, 입구가 있다. 로비에 샹들리에부터 insectarium 느낌이 물씬난다.
들어서자마자 우릴 제일 먼저 반긴(?)건 Giant Cave Cockroach. 바퀴벌레의 한 종류인데, 선사시대 화석으로 발견된 바퀴벌레만 해도 600종이 된다고 하니 대단하다. Giant Cave Cockroach 설명문 옆에 'Not bad for bug design!'이라고 적혀있는 걸 보고 웃음이 났다. 바퀴벌레는 보기만 해도 징그러운 느낌인데, 디자인이 나쁘지 않다니........
넓지 않은 이 복도에 엄청많은 종류의 곤충들이 전시되어 있고, 복도의 양 옆으로 다양한 테마의 전시실이 있다. 유리박스 안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었다.
남편은 호박을 발견하고는 이렇게 열심히 봤다.
field camp구역에서는 African Millipeded를 직접 만져볼 수 있었다. 뭔가 징그러워서 만지기 꺼려졌었는데, 직접 만지고나니 그런 느낌은 없었다. 플라스틱 만지는 듯한 느낌? 노래기라고 하면 다리가 많아 무조건 징그러울줄 알았는데 이렇게 체험해보고 나니 그런 생각이 조금은 없어졌다.
나뭇잎만 있는 것 같은 이 사진에는 놀랍게도 곤충이 있다. 나뭇잎 벌레 Walking Leaf Insect가 그 이름이다. 나뭇잎 벌레는 가운데에서 살짝 오른쪽에 보인다. 자기를 보호하려고 이런 형태로 존재한다니 너무 신비롭다.
개미가 어떻게 나무를 타고, 개미집으로 나뭇잎을 옮기고, 땅 속에 개미집을 어떻게 짓는지 보여주었던 전시. 규모도 큰데, 단순 땅 속만 보여주는게 아니라 개미들이 줄지어 지나가는 걸 이렇게 보여주어서 흥미로웠다. 얼핏보면 나뭇잎들이 저절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뉴올리언스 거리를 옮겨다 놓은 듯한 장면. 아래 타일로 Mosquito라고 적혀있고 설명이 있는 것도 재미있다. 실제로 뉴올리언스 거리 이름이 이렇게 타일로 적혀있고, 그 밑에 간략한 설명이 적혀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 뉴올리언스 맛집기록: 인생 나초를 먹은 ‘801 Royal’ (이 포스팅에서 거리 이름이 적혀있는 타일을 볼 수 있다.)
너무 리얼한 상황. 집 청소 깨끗하게 안하면 바퀴벌레 나와요. 찬장 관리 잘 안하면 바퀴벌레 나와요. 쓰레기 통엔 벌레가 많아요 하는 것 같다. 너무 리얼해서 징그러워 눈물날 지경ㅠㅠㅠㅠㅠ 깨끗히 청소하며 살겠습니다. 휴지통에는 Bug Buffet라고 적혀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콘크리트로 지은 집이다보니 흰개미 피해 이야기를 많이 접하지 못했는데, 미국에선 대단한가보다. 나무를 주식으로 하기도 하고 둥지를 목재 속에 트는 흰개미가 집을 어떻게 갉아먹는지 보여준다.
루이지애나 늪지에는 악어만 사는게 아니다. 곤충도 산다.
이렇게 매력적인 벨벳 개미 Velvet Ant도 산다. 이 벨벳 개미는 겉보기엔 예쁜데, 개미라기보다는 말벌에 가까워 Cow Killer라는 별명이 있다고 한다. 그래도 공격적인 편은 아니고, 방어할 때만 침을 쏜다고 한다.
작은 악어. 새끼 악어인지 아니면 이렇게 작은 종의 악어인지는 모르겠다. 너무 귀엽게 생겨서 졸졸 쫓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었다.
거미는 물 가까이에서 살지 않을꺼라 생각했는데, 나의 좁은 지식이었나보다. 이렇게 물과 가까운데서 사는 거미도 있다.
4D 애니메이션도 제공한다. 나무를 형상화한 의자도 귀엽고, 내부도 아기자기하다. 사람이 없어 남편이랑 둘이서 관람했는데, 그럭저럭 볼 만 했다.
이 많은 장에 빼곡하게 곤충 표본이 있었다.
이렇게 많은 곤충들이 색이 아름답다는 이유로 표본이 되어 장식되어 있는걸 보니 잔인함도 느껴졌지만, 거부할 수 없는 아름다움도 느껴졌다. 벌레는 귀찮고, 징그러운 거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존재였다니. 새삼 새로운 눈으로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Metamorphosis 변태.
애벌레 색이 이렇게 고운 민트색이었던가?
번데기에서 나비가 나오는 걸 볼 수 있는 전시였다. 몇몇 나비는 번데기에서 나와 날개를 말리고 있었다. 왠지 데미언 허스트 작품이 생각났다.
오듀본 곤충관의 마지막 전시실 Butterflies in Light.
일본식 정원으로 꾸며져 있던 이 공간은 많은 나비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순수한 아이같은 표정으로 나비를 보고 사진찍고 있었다. 어느 미국인 노부부는 우리에게 하나하나 나비를 가르키며 이거보라고, 저거보라고 같이 감탄하고 있었다. 뭔가 힐링이 되는 공간이었다.
나비관에는 입구도 출구도 이중으로 되어 있었다. 나비가 나가지 못하게 함이었다. 나비들이 생각보다 자주 사람들에게 날아 앉았는데 그렇게 탈출하는 경우도 있었나보다. See any hitchhikers on you or your clothes? 나비를 히치하이커라고 표현하는게 너무 귀여웠다. 나비관을 나오면 기념품샵이 나온다. 그렇게 관람이 끝난다. 남편이 원했고, 별 기대는 없었는데 어느덧 내가 제일 열심히 본거 같다. 미국에서 제일 큰 곤충관이라는 오듀본 곤충관. 뉴올리언스에 간다면 꼭 가보면 좋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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