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 여행 1일차: 프렌치쿼터, 잭슨스퀘어, 뉴올리언스 맛집

2019. 2. 25. 15:40America/'19 뉴올리언스 여행


뉴올리언스 여행 1일차

프렌치쿼터, 잭슨스퀘어, 뉴올리언스 맛집

New Orleans 1st Day



고생 끝 남편에게 주어진 특별휴가. 캘리포니아 지역을 적극 추천받았고, 남편도 원하는 눈치였지만 비행시간이 조금 부담스러웠다. 작년 여름 동생이랑 같이 한 여행도 한 몫 했다. 뉴올리언스는 재즈를 좋아하는 나에게도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먹방 하러 가는 곳으로 추천하고 있었다. 그렇게 4박 5일 뉴올리언스 여행이 시작되었다. 보스턴에서 뉴올리언스를 가는 비행기는 직항이 JetBlue밖에 없었는데, 경유가 물론 더 저렴하지만 여행의 기회가 많지 않으므로 시간을 아끼는 것이 더 중요해 직항을 선택했다. JetBlue는 로건공항 터미널 C에 자리잡고 있다. 점심은 공항내 'Wahlburgurs'에서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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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스 공항에 도착해 밖으로 나가는 길. 아주 작은 표지판이 환영하고 있다. 뉴올리언스는 사계절 따뜻한 편이라 두꺼운 옷을 챙길 필요가 없어서 기내용 가방으로 충분했다. 뉴올리언스 근교에도 가볼만 한 곳이 많았지만 시내부터 보자했고, 그러다보니 굳이 렌터카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Zipcar가 시내에도 있었더라면 좋았겠지만, 공항에 밖에 없어 굳이 빌리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뉴올리언스는 시내에 대중교통이 잘 갖추어져 있는 도시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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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뉴올리언스를 대표하는 컬러인 퍼플, 그린, 골드 컬러의 트리와 악기를 부는 흑인 상을 보니 뉴올리언스에 도착한게 더 실감났다.

Lyft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확실히 뉴올리언스는 흑인 비율이 높은게 길에서 느껴졌다. 우리가 묵게 된 Bywater지역은 형형색색의 집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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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프렌치쿼터로 향했다. 워낙 대표적인 관광지이고, 많은 맛집과 재즈바들이 이쪽에 모여있다. 뉴올리언스의 다른 지역에 비해 안전한 편이다. 프렌치쿼터에 있는 잭슨스퀘어는 1721년 지어졌다고 한다. 잭슨스퀘어라고 불리는 이유는 스퀘어 가운데 있는 동상의 주인공이 1815년 뉴올리언스 전쟁의 영웅, 앤드류 잭슨 Andrew Jackson이기 때문이다. 유서깊은 이곳에는 항상 현지 예술가들로 가득하다. 펜스를 따라 그림을 걸어두고 그리며, 팔기도 하고 야외 공연을 하기도 한다. 마지막 사진 속 건축물은 세인트 루이스 성당이다. 미국에서 쓰이고 있는 성당 중 가장 오래된 성당이라고 한다. 



잭슨스퀘어에서 멀지 않은 곳에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윌리엄 포크너 서점이 있다. 정확히는 그가 '병사의 보수'를 완성한 곳이 지금은 서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실 부끄럽게도 그의 책을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채로 방문했었는데, 그가 미국 문학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알게되니 포크너의 작품이 궁금해졌다. 방문기념으로 '병사의 보수'를 구입해왔는데, 나중에 그의 대표작 '압살롬, 압살롬!'과 '곰'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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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을 나와 세인트루이스 성당 뒷편으로 향하고 있을 때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오고 있는 재즈 악단 소리가 들렸다. 3월에 있는 가장 큰 마디그라 Mardi Gras를 맞이해 매주 크고 작은 퍼레이드가 있다고 들어 설마 이렇게 우연히 퍼레이드를 만난 건가 싶어 신기하기도 했고, 악단소리가 너무 흥겨워 동영상 촬영할 준비를 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체구가 작지만 아주 흥겹게 춤을 추며 밝은 표정으로 오던 아주머니. 뒤에 악단들 마저 흥겨워 밝은 표정으로 그 퍼레이드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다가 왈칵 눈물이 날 뻔 했다. 뒤에 같이 춤추며 오던 행렬 중 한 사람이 영정사진을 들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보니 모두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 들어본 적도 없었고, 본 적도 없었던 '재즈 장례식 Jazz Funeral'이었다. 재즈 장례식은 뉴올리언스에만 있는 전통이라고 한다. 장례식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가 이렇게 즐거운 음악과 함께 사랑했던 이를 보낸다고 생각하니 주책맞게 울컥한 것 같다. 



프렌치쿼터를 좀 둘러보고 늦지않게 저녁을 먹기로 했다. 사실 맛있는 집이라 예약하고 가라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예약을 못해서 일찍 먹기로 한 것이었다. 웬만하면 맛집 추천을 잘 안한다는 형부가 추천해준 '801 Royal'



 와이파이가 없으니 옆사람과 이야기하라고 적혀있던 이 곳에선 많은 사람들이 바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칵테일을 마시고, 또 다른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인생 나초를 만났다. 왜 나초를 내 돈주고 사먹어야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던 나는 이 곳에서 또 먹고 싶을 나초를 영접했다. 다른 것도 맛있었지만, 나초가 압도적이었다. 형부가 왜 이 가게에서 씨푸드 나초를 꼭 먹어야 한다고 했는지...... 그저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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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스퀘어와 접해 있는 차도에는 마차가 줄지어 있다. 마차 크기와 모양도 제각각 개성이 있다. 마차를 타고 둘러보는 관광객들도 많았다.



뉴올리언스에는 크레올(백인 아버지+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들 사이의 종교인 부두교가 있다. 오컬트에 영향을 많이 받은 뉴올리언스의 부두교는 이렇게 해골 모양을 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유행했던 작고 귀여운 형태의 저주인형도 이 부두교에 속한다. 그래서인지 어느 상점을 가도 저주인형과 해골모양의 것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CVS에 있던 'Welcome to your French Quarter'가 정겨웠다. 나는 이 이국적인 도시를 찾은 영락없는 관광객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뉴올리언스 라이트. 범죄율 1위 도시라는 이야기에 조금은 움츠러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뉴올리언스 첫 날의 인상은 조금은 생소하고, 조금은 정겨운 그런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