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 여행기록: 하루를 투자해도 좋은 '오듀본 동물원 Audubon Zoo'

2019. 3. 11. 14:46America/'19 뉴올리언스 여행


뉴올리언스 여행 중 하루를 투자해도 좋은

오듀본 동물원 Audubon Zoo

6500 Magazine St, New Orleans, LA 70118



뉴올리언스 업타운에 있는 오듀본 동물원. 관광객들은 보통 프렌치 쿼터에서만 시간을 보내다 돌아가는데 오듀본 동물원은 프렌치 쿼터를 벗어나 하루를 보내기 좋다. 하얀 악어를 비롯해 늪지 투어를 가지 않아도 악어를 볼 수 있고, 너무 예쁜 플라밍고가 있다. 오듀본 동물원은 미국 5대 동물원 중 한 곳이다.



오듀본이란 이름은 예술가이자, 조류학자이자, 자연학자인 John James Audubon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는 살아생전 25가지 종을 새로 발견했다고 하는데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가보다. 오듀본 동물원은 크게 다섯 테마로 나뉘어져 있었다.



동물원에 들어가자마 가장 먼저 보이는 건 플라밍고!! 동물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새가 아니다보니 너무 이국적이고 색달랐다. 여기 있는 플라밍고는 캐리비안 플라밍고로 아메리카 트로피칼 지역과 캐리비안 섬들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BBC 다큐에서 다같이 춤추던 플라밍고가 생각났다. 플라밍고를 자세히 보면 무릎이 사람과 반대로 꺾여 있는게 보인다. 근데 이게 무릎이 아니라 발목이라고 한다. 이런 설명이 있는게 너무 재밌다.



보스턴은 눈도 오고 아직 추운데 뉴올리언스에는 꽃이폈다. 봄을 알리는 목련이 폈다. 엄마가 좋아하는 꽃인데 엄마 생각이 났다.



가장 먼저 둘러본 아시아 섹션. 섹션마다 이렇게 그 대륙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데코레이션이 적절히 되어 있어서 마치 자연 속으로 유적과 동물을 탐험하러 가는 느낌이 들었다. 



우릴 가장 먼저 반겨준 건 아무르 표범(Amur Leopard)이었다. 지구상에서 가장 멸종위기 고양이과 동물이라고 한다. 야생에서 30~35마리만 볼 수 있었는데 국제적인 보호덕분에 지금은 70마리 정도로 늘었다고 한다. 아무르 표범은 다른 표범에 비해 긴 다리와 긴 털을 가지고 있다. 멀리서 우릴 내려다보는 표범은 우아했다. 사진찍는 순간 귀여운 포즈는 덤.

 


처음 본 태양곰(Sun Bear). 정말이지 너무나도 귀여웠다. 나무에 매달려 낮잠 자는 모습이라니! 곰 중에 가장 작고 가슴에 있는 금색 무늬때문에 태양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나무를 잘 타기 위해 발톱이 이렇게 길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위험하겠지만 재현해놓은 모습이 왠지 귀여웠다. 울버린이 생각났다.



테마가 아시아라고 해도 동남아시아 느낌이 많았다. 동물원을 둘러보는데 세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말레이 호랑이(Malayan Tiger)는 주로 말레이시아 반도에 서식하는데 야생에서는 대략 250~340마리 정도가 사는 걸로 추정된다고 한다. 말레이시아 호랑이 보호단체에서 호랑이 개체수 감소를 방지하기 위해 서식지를 보호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아시아 코끼리와 아프리카 코끼리가 어떻게 다른지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이렇게 차이점을 설명해놓은 문구 덕에 나도 확실히 알았다.



갑자기 인도에 온 듯한 분위기. 이런 디테일이 오듀본 동물원을 사랑하게 만드나보다.



날이 너무 맑아 아시아 코끼리와 나도 사진 한 장.



Audubon Aviary에서는 새들이 자유롭게 노닐고 있었다. 입구에는 이 곳에 있는 새들의 종류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찾는 재미도 있었다. 어른들은 새들이 스트레스 받을까 조심스레 몰래몰래 살펴보는데 역시나 아이들은 새들을 쫓아다니느라 바빴다. 가정교육은 역시나 중요하다.



저멀리 보이는 오듀본 동물원의 명물이라는 펠리컨. 가까이서 볼 순 없었지만 오히려 이런 모습이 정말 자연 속에서 펠리컨과 플라밍고를 만난 분위기를 연출해줬다. 신기한건 어떻게 이 새들이 새장 속에 있는게 아닌데 어떻게 동물원을 떠나지 않고 여기 머물러 있을까?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또다른 새장이 있는거겠지...? 



유적지를 둘러보다 재규어도 만났다. 단렌즈인 내 카메라로 어떻게 이렇게 재규어를 가까이서 찍었을까?



비밀은 유리창. 유리를 통해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재규어가 이 타이밍에 이 곳에서 쉬고 있었던 것은 아마 럭키. 



그 외에도 스파이더 몽키, 앵무새, 붉은 여우 등등 많은 동물들을 만났다.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동물들도 있었고, 멀리서 그들이 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동물들도 있었다. 우리 부부는 정말 천천히 산책하듯 거닐며 날씨를 즐기기도 했고, 분위기를 즐기기도 했고, 동물들을 보고 반가워 하기도 했다.



귀하다는 그리고 파란눈을 한 하얀 악어. 하얀 악어는 알비뇨 악어가 성인이 되었을 때 더 빨리 죽는 반면, Leucism인 하얀악어는 훨씬 건강하다고 한다. 그리고 사실 알비뇨 악어는 하얀색보다는 연노란색이라고. 하얀 악어는 사람에게 발견되어진게 딱 두 번인데, 그 모두 루이지애나 늪지대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오듀본 동물원에 있는 하얀악어는 다양한 티비쇼에 출연하여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악어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여기까지 보았을 때 동물원 직원들이 돌아다니며 동물원 영업시간이 끝났으니 나가야한다고 공지했다. 아니... 아직 4신데? 구글에는 5시까지 한다고 나왔는데? 5시도 이른데 4시에 닫는다고??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직원이 그렇다는데 별 수 있나. 우리는 여유부리며 보다가 동물원을 채 다 보지 못했다. 사자가 있는 곳은 공사장이라 못본다 하더라도 고릴라랑 기린이랑 얼룩말이랑 다 못봤는데! 엄청나게 넓은 곳도 아닌데 세시간 정도가 걸려도 다 보지 못했으니 오듀본 동물원에서 볼 게 많았다는 반증일 듯하다. 



급하게 나가면서 슥 본 악어는 정말 낚시터에 저러고 있음 무섭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라쿤은 너무나도 귀여웠다. 직원도 넋놓고 보고 있더라. 



다 못 둘러봐서 아쉬운 마음에 나가면서 플라밍고와 함께 커플사진을 찍었다. 쓰레기통 위에 카메라를 두고 타이머를 맞춰 찍은건 안비밀. 지나가던 아저씨들이 기발하다며 우리도 저렇게 찍자고 말하는 거 들은 것도 안비밀.


동물원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 동물원은 사람의 호기심과 이기심을 채우기 위한 공간이며, 동물들에겐 가혹한 곳이니 가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존재하고 나도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기적인 존재라 나와 다른 동물들이 궁금하고 보고싶다. 많은 동물들이 좁은 공간에 갇혀 견디지 못하고 이상행동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동물원들이 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조금씩 그들이 생활하는 환경에 더 맞춰주기 위해 노력한다. 오듀본 동물원에서 그 가능성을 보았다. 물론 완벽하진 않았지만 말이다. 어느 미드에서 인공지능이 지구를 위한 일은 인류제거라고 판단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인류가 존재하는 한 나와같은 이기심은 반복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신들의 생태계를 보장받지 못하는 동물들은 점점 사라져가겠지. 인류가 감소하지 않는 한 그들의 영역이 사라지는 건 불가피한 일이니깐.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박하다. 동물원이 사람들에게 동물을 보여주고 돈을 버는 장사를 했다면, 앞으로는 그 역할이 달라져 실제로 동물을 보호하고 종을 보존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 자금을 모아 동물들을 위해 쓸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지 않을까? 동물들을 사랑하면서도 그들이 받는 고통을 덜어주지 못하는 나약하고 이기적인 나를 돌아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