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기록: 2018 월드 시리즈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 퍼레이드!

2018 월드 시리즈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 퍼레이드

보스턴 외 지역을 갔을 때 가장 많이 본 모자, 바로 보스턴 레드삭스. 옐로스톤에 갔을 때도 야구팀 로고가 있는 모자는 거의 백이면 백, 보스턴 레드삭스였다. 보스턴 사람들이 보스턴을 무척 사랑하는 게 다른지역에 갔을 때 많이 느껴졌다. 위 사진 속 피켓에 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한 꼬마가 들고 다니던 이 피켓에는 보스턴 스포츠 팀 우승으로 16살인 자기가 본 퍼레이드만 11개라고 말해주고 있다. 16년 동안 11개 우승 퍼레이드라니. 거의 매년 우승팀이 나온거 아닌가? 충분히 자랑스러워 할 만 하다.

퍼레이드가 있단 이야기를 듣고 나도 너무 가고 싶었다. 하지만 스포츠에는 관심없는 내 남편.....게다가 낮시간이라 같이 갈 수 없어 안타까워하던 중 천사같은 이웃언니가 언니 가족에게 조인하라고 제안해줘서 외롭지 않게 다녀올 수 있었다. 퍼레이드 시작은 Fenway Park였는데, 우리집에서 가긴 멀기도 하고 훨씬 가까운 Boston Common이 좋을 것 같아 커먼으로 직행했다. 11시 퍼레이드 시작이기에 우린 넉넉잡아 기다린다고 11시 15분쯤 도착했는데, 우리가 보스턴을 사랑하는 보스턴인들을 얕잡아 봤다. 가까이서 보려고 아침부터 기다린거 아닌가 싶은 엄청난 인파! 정말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있었다. 

할로윈인 10월 31일에 퍼레이드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코스튬을 하고 퍼레이드로 나온 사람들도 있었다. 정말 축제의 현장.

평소엔 너무 대로변이라 시끄러웠을 건물들이 이런 날은 최고의 관람석이 된다. 축제 속에 섞여 신나는 기분을 만끽하는 건 덜했을 수 있지만, 편안하게 기다리며 눈 앞에 가리는 것 없이 볼 수 있는 자리. 아주 잠시 부러웠다.

퍼레이드 중 사고가 날까 앰뷸런스와 경찰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응급상황 시 수많은 인파를 뚫고 나가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 미리 예상하고 이렇게 한 쪽을 비워둔 것이었다.

퍼레이드를 위해 준비했다는 덕투어 보트를 타고 온다기에 생각보다 빨리 도착하겠구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늦게 퍼레이드 차량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밴드 공연 차량이 들어왔다. 이제 진짜 시작된다는 기대감에 사람들이 잔뜩 들떴었다. 주위의 반응을 보니 밴드도 어느정도 인지도가 있는 그룹같았는데, 누군지 모르니.............................

선수들이 한 차량에 타고 올 줄 알았는데, 다 흩어져 있었다. 각 차량마다 누가 타고 있는지 이름이 적혀 있어 얼굴이 잘 안보여도 알아볼 수 있었다. 대부분 영상으로 찍어서 올리고 싶은데 아직은 영상 편집이 어렵다ㅠㅠㅠㅠ

퍼레이드 중간중간 꽃가루를 뿌리는 트럭도 있었다. 사진에 꽃가루가 잘 안찍혔는데, 아빠 목에 타 꽃가루를 잡으려는 아기가 너무 귀여웠다. 나 뿐만 아니라 주위 모든 사람들이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성인 여성이 목마를 타니깐 안보인다고 내려오라고ㅋㅋㅋㅋ 엄청난 온도차이.

엄청 거대한 빨간 스니커즈! 

나도 레드삭스 뭐라도 하고 나가고 싶었는데, 여름에 경기보러 가서 산 캡모자는 하얀색이라 너무 추워보였다. 하는 수 없이 거의 10년 전에 산 모자를 들고 나갔다. 그때는 메이저리그의 특정 구단을 응원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저 맘에 들어 산거였는데! 이렇게 내가 보스턴에 와서 정말 레드삭스를 응원할 줄 알았을까. 참 신기하다. 16년동안 11개의 퍼레이드를 봤다는 아이처럼 어쩌면 앞으로 퍼레이드를 볼 기회가 더 있을지도 모르지만... 언제 어떻게 떠날지 모르는 이방인이니 기회가 있을 때 즐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