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4. 30. 14:11ㆍBOSTON + CAMBRIDGE/음식탐방 기록
스시다운 스시가 먹고 싶으면
Cafe Sushi
1105 Massachusetts Ave, Cambridge, MA 02138
정말 스시다운 스시가 너무 먹고싶었다. 그래서 아는 동생에게 추천받아 도전한 '카페 스시'.
보통 외국에 나오면(일본 제외) 맛있는 회를 먹기란 정말 쉽지 않다. 싱싱하지 않기도 하고, 뭔가 쫄깃 쫄깃한 맛이 없다. 그래서 해외생활하며 싱싱한 회가 먹고싶을땐 연어 회를 먹는다. 연어회 하나만큼은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다. 하지만 항상 맛있는 스시를 먹고싶은게 우리 부부의 욕구. 일단 구글에서 본 '카페 스시' 후기 사진은 만족스러웠다. 하루 전날 오마카세 메뉴를 미리 예약했다. 오마카세는 24시간 전에 미리 예약해둬야지만 먹을 수 있다. 또, 카페스시가 인기가 많아 당일 예약은 쉽지 않다고 하니 처음부터 예약을 미리 해두는게 좋다. 일단 예약에 성공하면 카페스시에서 전화가 온다. 특별한 알러지가 있는지, 본인들이 알아야하는게 있는지 묻는다.
이 작은 가게는 네온사인의 'CAFE SUSHI'를 제외하곤 인테리어는 평범한 스시집이다. 특별한 디자인은 없지만, 이른 시간부터 사람이 많은 특별함은 있었다. 안내받은 자리는 쉐프가 바로 설명해줄 수 있도록 바 자리였다. 평소 술은 잘 안하지만 이 날은 왠지 와인 한 잔 정도는 하고 싶었다. 연애 초부터 발렌타인데이, 생일, 크리스마스만 챙기자고 내가 말했고, 몇 백일 이런건 당연히 안챙겼었다. 그런데 이 날은 우리의 특별한 기념일이었고, 그걸 핑계로 맛있는 스시와 와인 한 잔 정도는 마시고 싶었다. 화이트 와인 글라스로 한 잔 추가!
곧 정성스레 담아진 첫 플레이트가 나왔다. 꼴뚜기는 예상한대로 맛있었고, 생선은 예상한 것 보다 맛있었다. 쉐프가 설명을 많이 해줬는데 쉐프 목소리는 작고, 주변은 시끄럽고... 잘 듣지 못했다. 기분 좋은 스타터였고, 맛있어서 만족스러웠다.
드디어 첫 스시. 참 곱기도 하다. 우리나라와 일본과 다르게 생선의 식감이 조금 떨어지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으나 그걸 능가할 수 있도록 맛을 냈다. 과하지 않는 양념으로 생선의 맛을 극대화했다. 그래서인지 신선한 생선과는 조금 달라도 전혀 실망스럽지 않았다.
스시가 빠른 속도로 뚝딱뚝딱 나오는게 아니라서 그런지 중간에 이렇게 별미를 준다. 언제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이번엔 연어가 나왔다. 스시에 연어를 이렇게 토핑해서 먹는 건 처음이었다. 이것도 정말 꿀맛이었다.
두 개의 스시 플레이트를 마치고 나니 다음 코스를 위해 잠시 refresh 할 수 있게 이 음식을 가져다줬다. 오이가 있어서 그런지 확실히 상큼했다. 남편은 순식간에 해치웠다.
다음 라운드가 시작되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생선들이 나왔다. 익숙하지만 맛은 익숙한 맛과 다르다. 참 정성스럽다라는게 절로 느껴진다. 맛도 정성을 배신하지 않았다.
쉐프가 오늘의 피날레라고 말한 우니 플레이트. 피날레란 소리를 듣자마자 이게 마지막 플레이트구나 아쉬움과 동시에 얼마나 맛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니는 정말 그 앞 전 모든 맛있었던 플레이트들을 잊게 해주는 맛이었다. 입 안에 넣자마자 사르륵 녹았다. 우니가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고급음식이었던가.
우리가 우니 너무 맛있다고 극찬하자 쉐프가 다른 우니를 추천해줬다. 물론 무료는 아니다. 무려 이 한 수저에 18불. 근데 거부할 수가 없었다... 내 눈빛을 읽은 남편이 당당히 주문해줬다. 이거야말로 18불이 1초만에 입 속에서 사라지는 마법이었다. 비싸지만 아깝진 않았다.
'카페 스시' 오마카세 메뉴는 100불 정도였다. 여기에 팁과 마실 것 + 나같이 먹고도 욕심내면..... 좀 많이 나온다. 하지만 이 날은 우리의 나름 기념일이었으니깐! 정말 간만에 스시다운 스시를 먹어서 기분좋은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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