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브릿지 맛집기록: 눈과 입이 즐거운 중국 음식점 'Sumiao'

2018. 3. 13. 04:23BOSTON + CAMBRIDGE/음식탐방 기록

집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중국 후난 음식점 

'Sumiao' 

270 Third St, Cambridge, MA 02142


왠지 중국 음식점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에 흔한 중식집이 생각나 다른 단어를 선택해보고자 했으나 어떤 단어를 선택해도 마찬가지일 것 같았다. 어떻게 하든 피할 수 없는 중국의 향기가 있으니깐. 마치 중국인이 운영하는 일식집에 갔는데 역시나 튀김만 제일 맛있는 것 처럼.


Sumiao를 처음 알게 된 건 Sumiao가 위치해있는 아파트먼트를 방문했을 때였다. 아파트먼트 리싱 오피스 직원이 아파트를 소개해주면서 Sumiao도 함께 소개해줬었다. 정말 맛있다면서, 자기도 자주 가는데 너네 커플도 꼭 가봐야한다구. 여러가지 이유로 그 아파트먼트말고 다른데 살게 되면서, 아주 가까우면서도 한번도 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아는 동생을 만나 갔는데, 인테리어만 잘 해둔게 아니라 맛도 너무 깔끔한게 아닌가? 중국인들도 자랑스러워할만 한 맛과 인테리어에 역시나 중국인들이 많았다. 너무 만족스런 런치를 했고, 허비랑 다시 가게 되었다.


Sumiao는 홈페이지에서 자기들을 이렇게 소개한다. Characterized by bright colors, bold flavors, and a diverse palate, Hunan cuisine is one of the eight famous culinary traditions of China. 정말 Sumiao를 잘 설명하고 있는 한 문장이다. (출처: Sumiao homepage)

다양한 각도에서 실내 사진은 못 찍었다. 맛있게 밥 먹으러 간거라 먹는데에 집중했다. 제자리에서 찍은 사진이지만 이 각도에서 보이는 인테리어로도 충분히 이 곳이 어떤 느낌의 장소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더 자세한 사진은 없어도 될 것 같았다. 강렬한 색을 포인트로 썼고, 조명에도 힘을 줬다. 세련되고 현대적인 이 느낌. 음식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서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Steamed Pork Bao. 지난번에도 먹어봤고, 바오 종류를 좋아해서 이번에도 pick!

내가 양고기를 좋아하는데, 우리 가족 중에선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서 먹을 기회가 많지 않았었다. 허비도 연애당시에는 양꼬치집에서 회식을 많이해 나랑 데이트 하는 동안은 양고기를 먹고 싶지 않다고 안먹어줬다.... 그러다가 박사가 끝나면서 양고기다운 양고기를 나랑 먹기 시작하니 이제 내가 좋아한다고 기회가 닿을때마다 같이 먹는다! 점심부터 양고기라니... 좀 부담스러울 것 같았지만, 저녁에는 집에서 주로 밥먹으니깐 먹자! 하고 주문한 Cumin Lamb Rack.

중국음식은 가끔 느끼할 때도 있지만, 정말 잘 볶아서 채소들도 정말 맛있는 편이다. Shaoshan Cabbage 고고!


그리고 추가로 밥 한공기를 시켰다. 다들 일인 한 공기를 하고 있었지만, 우리는 양고기도 시켰고 모자르면 그 때 시키면 된단 생각으로 한 그릇만 시켰다. 결과는 성공. 두 공기 시켰으면 다 남길뻔. 주문을 완료하고 기다리는 동안 허비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매일 같이 밥먹으면서도 외식할때는 기분이 조금 다르다. 내가 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아니고, 또 음식이 나올때까지 기다려야해서 그런지 데이트하는 기분도 나고, 둘 다 이것저것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 창가 쪽에 자리를 주었는데, 처음엔 눈이 너무 부셔 안쪽으로 옮겨달라고 할까 하다가 그냥 앉기로 했다. 눈이 부시는 것도 잠깐이고, 이렇게 눈부신 햇살을 받을 수 있는 시간도 여기에선 한정적이고 귀한 시간이기 때문이었다. 동양계 사람들로 채워져있던 한 두 테이블이 곧 다양한 인종들로 식당이 채워졌다. 학생부터 연세가 지긋해 보이는 분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인종들이 모두 사랑하는 음식점이었다.

제일 먼저 나온 Steamed Pork Bao. 너무 웃겼던게 우리 바오가 나오자마자 허비 뒷테이블에 있던 중국인 아저씨가 바로 우리 꺼를 가르키면서 같은 거 달라고 주문하더라. 그만큼 바오는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음식이자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는....?ㅋㅋㅋ그런 음식 같았다. 너무 짜지도 않고, 또 속이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은 딱 알맞아서 맛있는! 그런 바오였다. 

그 뒤에 나온 Shaoshan Cabbage. 이거 진짜 맛있다.......... 밥이랑 이거랑만 먹어도 꿀맛으로 먹을만큼 맛있다. 청경채 볶은 것도 너무 좋아하는데, cabbage 볶은 것도 너무 맛있다.....이건 집에서 해먹으면 맛있을 것도 같은데, 따뜻해야 맛있고 매번 하기도 좀 귀찮을 것 같으니 이렇게 가끔 먹을 때 실컷 즐겨야 한닷.

점심이라고 고민했던게 후회가 될 정도로 이 날의 하이라이트였던 Cumin Lamb Rack. 이렇게 매콤한 양념이 들어간 양고기는 처음이었는데 정말 진심으로 맛있었다. 약간의 향신료가 있었지만 거부감이 없을 정도였고, 오히려 적당한 향신료덕에 맛이 더 풍부해졌다. 플레이팅도 전체적으로 너무 깔끔하고 색도 고와서 눈도 즐거웠다. 먹는데 집중하겠다더니 양고기 나오자마자 갑자기 각도 찾으며 사진찍는 날 허비가 조금 창피해하고, 자기가 먹을뻔했다며 큰실수 할뻔 했다고ㅋㅋㅋㅋ 이건 진짜 Sumiao에서 꼭 먹어봐야 할 메뉴. 저번에는 오리요리를 먹었는데, 그것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양고기가 더 독특하면서 인상깊었다.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레스토랑이 이렇게 한 군데 추가되었다. 평상시에는 집에서 밥을 많이 해먹는 편이라, 이렇게 한 번씩 외식할 때 맛집을 발견하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