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여행기록: 공항 도착 후 비즈니스 라운지 이용하기

2018. 4. 24. 06:24EUROPE/'18 런던 & 파리 여행



히드로 공항 도착 후

비즈니스 라운지 이용하기



라운지는 보통 이른 시간에 공항에 도착한 사람들이 비행기를 기다리며 이용하는 곳이다. 밥을 먹기도 하고, 그저 편안하게 쉬기도 하는 공간이다. 


그럼 목적지 공항에 도착한 후 이용하는 라운지는 어떨까? 사실 이건 나에게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보통 여행 목적지에 도착하면 바로 공항을 빠져나가기 바빴으니 당연한 거 아니었을까. 히드로 공항에 도착 후 한국에서 오는 가족들을 5시간 동안 기다려야 했다. 공항에서 반갑게 만나고 함께 런던 시내로 이동하는게 우리 계획이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공항 도착 후 공항에서 뭘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할까 고민했다.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도 다운받아 갔다. 그러던 중 기내에서 알게된 공항 도착 후 라운지 이용하기. 거의 감동에 가까웠다. 밤비행기라 샤워하고 싶은데 공항에서 할 수 있다니! (지난 포스팅에 기내후기를 담았다.)


라운지를 이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준비물은 비행기 티켓.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기내에서 받았던 라운지 안내문. 따로 요청해서 받았다.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은 퍼스트 클래스, 비즈니스 클래스(클럽월드), 골드 멤버 정도. 이 라운지는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하고 캐리어까지 찾고 난 뒤 정말 밖에 있기 때문에 혹시 지나칠까 걱정하지 않고 끝까지 나오면 된다. 히드로공항의 터미널 5는 영국항공 전용이라 찾기도 수월하다.


그리하여 입성한 라운지.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하고 여유롭다. 라운지에 도착하자마자 확인한 것은 샤워실이었다. 아래 사진쪽으로 직진하다보면 샤워실을 찾을 수가 있다.



여기서 샤워를 하고 싶다고 말하면 안내해준다. 그렇다고 친절하게 샤워실 문앞까지 데려다 주는 건 아니고, 몇 번 샤워실을 이용하면 된다고 알려준다. 처음에 "퍼플 투"라고 말해서 진심 어리둥절 했다. 응? 퍼플 투라니? 그렇게만 말하면 내가 어떻게 알지....? 완전 이해 못했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으니 퍼플컬러 넘버 투로 가면 된다고 다시 알려줬다. 데스크에서 샤워실이 보이는 것도 아닌데.... 컬러를 갑자기 말하면 내가 어떻게 이해하니ㅠㅠㅠㅠㅠ



분홍색처럼 찍히긴 했는데 확실히 퍼플이긴 했다. 퍼플말고 블루였나... 다른 색도 있었는데 지금은 기억이 안난다. 샤워실이 이렇게 둥근 형태로 되어있다. 그저 심심한 배치가 아니라 흥미로웠다.



샤워하고 나온 뒤, 혹은 샤워하기 전 목 마른 고객들을 위한 작은 서비스. 사실 샤워실에서 음식이 있는 곳까지 가긴 좀 먼 거린데 샤워실 바로  앞에 이렇게 배치하는 센스가 돋보였다. 나도 물 한컵 마시고 샤워실로!



샤워실은 특별한 건 없다. 하지만 캐리어를 가지고 들어가도 될 정도의 크기. 조심해야 할 건 바닥 설계를 어찌했는지........ 샤워실에서 물이 밖으로 나온다. 바닥에 짐을 두면 젖을 수 있으니 내려 놓지 않는 걸 추천! 따뜻한 물도 잘 나오고 제한시간도 없고 드라이까지 있어서 미리 화장품만 잘 챙겨두면 된다. 아! 나는 그래서 샤워실 이용 전에 미리 캐리어를 열어 화장품을 꺼내서 들어갔다. 들어와서 꺼내려면 정말..........고생 많으니깐.


샤워를 즐겁게 마치고, 이젠 아침 먹을 시간.



프라이드 에그가 없지만 위 두 사진의 메뉴만 있다면 잉글리쉬 블랙퍼스트는 이미 완성. 먹다보면 은근 맛있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여긴 빵이 맛있었다. 초코초코들어간 빵 너무 좋다. 디스플레이도 너무 먹음직스러워 보이게 해뒀다. 


아침을 가볍게 먹고, 넷플릭스 다운 받아온 드라마를 보는데..... 너무 졸리기 시작했다. 아직 가족들이 오려면 두 시간 이상 남았었다. 조금 불쌍해 보일 순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러니깐.... 코트를 덮고 잠을 청했다. 자다깨다 자다깨다를 반복할 때 라운지 직원이 날 깨웠다. 라운지가 2시부터 문을 닫는다고...... 이럴 수가. 24시간 개방이 아니었다. 가족들이 나오려면 한 시간은 남았는데... 어쩔 수 없이 마실 것만 하나 집어서 나와서 기다렸다. 그래도 그 시간까지 씻고, 잘 먹고, 조금 졸고 잘 지내다 나와서 대만족.



목적지 도착 후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건, 비행기 트랜스퍼 할 때 만큼이나 유용한 듯 하다. 공항 도착 후 바로 나가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행여 이번과 같이 기다려야 할 땐 적극 이용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