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기록: 의심스러운 쇼핑사이트 조심!!! (feat. Housece, Ecolami)

2020. 7. 17. 04:22BOSTON + CAMBRIDGE/생활탐방 기록

 

이제 쌍둥이가 나올 시간이 채 50일도 남지 않자 드디어 육아용품에 눈이 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사야할 것, 애들이 태어나고 나서 사도 되는 것들로 나누었는데 나중에 사도 될 것 중 하나가 바운서였다. 신생아가 목을 가눈 뒤에 써야 한다, 생후 50일 쯤 되어야 쓸 수 있다는 말들이 많아 나중에 상황을 봐서 사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각 사이트 베이비레지스트리를 통해 할인 쿠폰을 얻게 되었는데, 미리 할인 받을 수 있을 때 사두는게 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대충 눈에 봐둔 바운서는 베이비뵨(BabyBjorn)에서 나오는 바운서였다. 자동 스윙이 아님에도 가격대가 있어 할인쿠폰이 저렴한지 더 저렴한 사이트가 있는지 찾다가 알게된 Housece 쇼핑몰. 

 

https://housece.com/product/babybjorn-bouncer-bliss-bundle-with-toy-for-bouncer-in-anthracite/

 

무려 베이비뵨 바운서를 토이까지 합하여 149.99불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아마존에서는 바운서만 199.99불에 팔며 장난감은 58.68불에 팔고 있다. 대충 계산해도 260불인걸 150불에 팔고 있는 셈이니 거부할 수 없는 빅세일이었다. 처음 이 사이트를 발견했을땐 기억해뒀다가 출산 이후에 살 생각이었는데, 얼마 뒤 다시 확인해보니 2 in stock이라고 떠 있었다. 이 사이트의 홈에 가면 다양한 물건들을 저렴하게 팔고 있고, 'Out of Stock'인 제품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다음에 볼 때면 재고가 없어 '그때 살껄' 하고 후회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도 처음 이 사이트를 발견했을 때 얘넨 어떻게 이렇게 저렴하게 팔 수가 있지? 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했다. 

 

 

그러다 'Our Story'에서 2020년에 시작한 회사라는 걸 알았고, 당시엔 당장 구입할 의사가 없었기에 이제 시작한 소규모 회사라 고객유치일환으로 세일을 많이 하나보다라고 가볍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시작은 설마 사기겠어? 라는 마음에 회원가입이었다. 

 

 

Register는 간단했다. 이메일 주소만 입력하면 패스워드가 이메일 주소로 날라온다고 한다. 

 

 

하지만 날아온 이메일에는 패스워드가 없었다. 혹시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비밀번호를 알려주나 싶어 들어가보니 최근 비밀번호 입력 후 새로운 비밀번호로 변경할 수 있는 페이지가 떴다. 아니....... 처음부터 내가 만든 비밀번호도 없고, 받은 비밀번호도 없는데 대체 무슨 비밀번호를 입력하란 말인가? 황당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그냥 저렴한 가격을 믿고 싶었나보다. 여기서 그만두지 못하고, 체크아웃은 회원등록과 상관없으니 체크아웃을 그냥 해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주소를 입력하고 카드번호만 입력하면 됐다. 그런데 여기서 결국 마음에 너무 걸려 카드번호를 입력하지 못하겠더라. 

 

찝찝한 마음에 이 회사가 실제로 존재하는 건지 확인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홈페이지에서 제공한 주소를 바탕으로 본사가 네바다 주에 있겠지라고 추측했고, 네바다주정부에서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찾아주는 사이트를 이용했다. 

 

https://esos.nv.gov/EntitySearch/OnlineBusinessAndMarkSearchResult

 

결과는 당연히 찾을 수 없음. 의심스러운 마음은 더 커졌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는데 지금은 영업시간이 아니니 다음에 다시 걸어달라는 안내멘트도 없이 그저 '뚜뚜뚜'하는 전화가 끊겼을 때 나는 소리만 났다.(다음 날 홈페이지에 명시된 영업시간에 전화를 다시 걸었지만 역시나 돌아오는 건 '뚜뚜뚜' 소리 뿐) 이제는 절대 결제할 수 없단 생각이 들었다. 마침 내가 결제하겠다고 말 할 때 샤워하러 간 남편이 돌아와 그동안 내가 검색한 것들에 대해서 말했다. 그랬더니 남편도 찝찝하다며 같이 검색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발견한 충격적인 사실들........................

 

https://housece.com/

 

https://ecolami.com/

 

이 두 개의 이미지가 모든 걸 설명해준다. 왜 똑같은 사진을 두 장 올렸지라고 아직 눈치 채지 못했다면 상호명을 확인해야 한다. 완벽하게 똑같은 이 홈페이지가 상호명이 다른 두 회사다. 회사주소도 다르다. 

 

https://housece.com/about-us/

 

다시 Housece의 Our Story를 보자.

 

https://ecolami.com/about-us/

 

그리고 Ecolami의 Our Story를 보자. CEO의 이름과 성별을 제외하고 토씨하나 틀리지 않은 글이 있다. 남편은 저 글을 복사하여 구글에 검색해 보았다. 그리고 우린 원글의 출처를 알 수 있었다. 

 

https://us.patpat.com/about

 

Pappat이라는 사이트에서 말 그대로 복붙해온 글이었다. Housece라는 사이트가 스캠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기 시작하자 모든게 엉성해 보였다. 

 

 

99% 긍정적인 리뷰의 실체는 그 많은 물건 중에 딱 하나 개 사료에 대해서 토니가 작성한 'Good'이었다. 

 

 

나한테 온 이메일을 다시보니 밑에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는 연결되어 있는게 하나도 없었다. 

 

 

홈페이지 하단에 페이팔로 결제할 수 있다고 나온다. 페이팔로 결제하면 사기 걱정없이 안전하게 결제할 수 있지 않을까? 

 

 

실상은 Payment Methods에 선택사항 없이 신용카드 정보입력밖에 없다. 이 모든걸 다시 눈으로 확인하니 정말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허탈했고, 웃음이 났다. 물론 내가 지금까지 말한 사이트 두 곳이 다 사기사이트라고 확신하며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증거들이 의심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결국 구매하지 않았다. 

 

요즘 해외직구, 미국직구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항상 조심해서 골치 아픈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