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날 잠 못들게 하는 너

2018. 2. 28. 01:07내가 사랑하는 삶



밤 늦게 퇴근하는 너와 너가 오기까지 재택근무하는 나.


그렇게 자는 시간은 늦어져만 가고, 피곤함에 몸을 맡겨 기절하듯 잠드는 우리.


지난 밤에는 미처 “잘자. 사랑해”란 말을 하기도 전에 내가 스르륵 잠들어 버렸지. 그런데 갑자기 나를 큰 소리로 부르는 너. 나는 깜짝 놀래서 깨버렸어.


나의 반응에 머쓱해졌는지 “잘 잘 수 있게 머리 만져줄까?”. 난 너의 그런 모습에 웃음이 나왔어. 나 혼자 치사하게 먼저 잠들었다고 깨우는 건가 싶어서. 내가 웃으며 놀리니깐 너는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잠들기 전에 너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잠들고 싶어”라고 했어.


즐거웠던 여행 이야기를 나누다가 결국 우린 언제 잠들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금방 잠이 들었지. 행복한 이야기를 하다 잠들어서 일까? 꿈 속에서도 나는 행복했던 것 같아.


피곤함 속에서도 나와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무엇이든 나누고 싶어하는 너가 있어 가족과 친구가 없는 먼 타지에서도 나는 외롭지 않은가 보다. 문득 오래된 커플들처럼 이런 소중한 감정이 더뎌질까 두려울 때가 있지만, 우리에겐 조금이라도 더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에 오늘을 기록으로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