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너와 나의 언어, 그리고....
2018. 3. 19. 15:06ㆍ내가 사랑하는 삶
참 웃긴게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추억만 늘어나는게 아니라 둘 만 아는 코드들이 함께 쌓인다.
우리끼리만 알고 우리만 쓰는 언어. 어느순간부터 생긴 이럴땐 이렇게 말을 해줘야 하고, 저럴땐 저렇게 말을 해줘야 한다는 말하지 않은 우리의 약속.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언어인데도 불구하고, 누가 잘 못 사용하면 우리는 언어파괴자라고 서로를... 사실 내가 너를 놀리곤 하지.
우리는 또, 연애할 때 만나기만 하면 1초 영상을 찍었잖아. 가끔씩 우리 집 강아지도 등장하고, 가족들도 등장하고, 지인들도 등장하고. 그 영상들을 모아 결혼 초대 영상으로 만들었지. 다른 사람 눈에는 어떻게 비쳤을진 모르겠지만, 우리는 우리의 행복한 모습들을 보며 또 다시 행복해졌었어.
오늘 우리는 또 새로운 우리만의 코드를 만들어 가. 발렌타인데이에 내 취향저격 360도 카메라를 사준 너. 한달이 지난 오늘에서야 제대로 사용해본 카메라. 이 카메라로 사진찍을때마다 특정한 우리만의 시그니처 포즈를 만들자는 나의 말에 너는 오글거린다는 말로 답해줬어. 하지만 곧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너를 보니 역시 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언젠가 같은 포즈로 매 순간 기록하는 우리를 상상해보니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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