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기분좋은 연락

2019. 5. 24. 13:07내가 사랑하는 삶

 

자주 못보는 사람에게 안부 연락을 받는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오늘 아침에 눈을 뜨니 6년 전 런던에서 만난 과장님으로부터 연락이 와 있었다. 단발성 이벤트때문에 출장오신 과장님을 만나게 되었고, 그 이벤트 기간동안 잠시 일을 했었다. 오랜 시간 연락을 주고 받지 못해서인지 너무 반가웠고, 동시에 무슨일일까? 하고 궁금한 마음에 메세지를 얼른 열어보았다. 과장님은 먼저 내게 안부를 물으셨고, 다름이 아니라 국내에서 미술전시로는 가장 큰 모회사에서 사람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내가 가장 먼저 생각나서 연락주셨다고 했다. 단 며칠 같이 일하는 동안 얼마나 좋게 봐주신 건가 싶어 감사했다. 

 

예전에 미술관에서 잠깐 일한 적이 있었다. 그때도 나는 나름 최선을 다해 일했다. 몇 달 전, 미술관 학예사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사실 그 학예사 선생님과는 함께 일한 적이 없어 대화도 몇 번 나눌 일이 없었다. 연락을 주신 이유는 미술관에서 전시코디를 찾고 있고, 일 잘하는 사람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내가 생각나서 연락하신거라 하셨다. 같이 일했던 학예사님은 미술관을 나오셨는데, 날 칭찬하시던 게 생각나셨다고 했다. 

 

일을 끝마친 직후에 함께 더 일해보자는 제안은 항상 감사했다. 그런데 함께 일한지 수 년이 지난 후에도 내가 제일 먼저 생각났다며 연락주시는 건 더욱 감사했다. 미국에서 일도 안? 못?하고 지내며, 공부라도 하자! 하지만 게으른 탓에 제대로 못하며 조금씩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란 의문만 남았는데, 이런 연락을 받고 나면 '그래, 나도 다시하면 잘 할 수 있어. 일하지 않고 있다하여 자존감 낮아질 필요없어'라는 자기 위로가 된다.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가며 남편에게 나도 아직 죽지 않았어를 어필해본다. 항상 내 일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으니깐, 지금 이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