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미드 기록: 많은 내용을 담고 싶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재의 'the 100'

2019. 1. 27. 15:36문화생활 기록


많은 내용을 담고 싶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재의 넷플릭스 미드

THE 100



시즌 5까지 나왔지만 아직 우리나라에 본 사람은 많이 없는 듯한 미드 'the 100 원헌드레드'. 나도 몇 달 전에 1편을 보는데 자막도 없고, 100명의 10대들이 사람이 살 수 없는 땅 지구로 보내진다는 설정이 어린 학생들이 주 시청자인 것 같아 마저 보지 않았다. 거기서 'Hey, Skywalker'라고 말하고 그 skywalker가 까부는 걸 보니 더 볼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너무 심심한 나머지 그래도 시즌5까지 나왔으면 흥행에 성공한 건데 폭망은 아니겠지하고 다시 시작한 미드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청소년 관람불가....... 19금 드라마인지 몰랐다. 미국에서 보니 한글자막이 없음에도 단숨에 시즌5까지 보고 말았다. (나무위키에서 보니 시즌3까지 한글 자막이 있다는데 나중에 한국가면 확인해봐야겠다.)


일단,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재라고 말했듯이 핵전쟁으로 인해 사람이 살 수 없는 땅 지구로 우주에서 살던 마지막 인류가 돌아가면서 생기는 일들을 그려낸 미드이다. 왜 핵전쟁이 일어났고, 거기에서 무슨일이 생겼는지를 말하다 보면 전체적인 내용의 스포가 될 수 있으니 그런 것은 자제하고 재밌게 본 리뷰만 남겨야 겠다.




The 100를 재밌게 본 이유 1.

정의란 무엇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필독서가 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완독한 사람보다 처음 부분만 읽은 사람이 더 많다는 그 책. 그래서 모두가 알고 있다는 첫 부분에 나오는 예시. 원헌드레드에서는 끊임없이 그 정의에 대해서 묻는다. 아마 원헌드레드에서 제일 많이 등장하는 명사는 'my people'일 것이고, 동사는 'save'일 것이다. 합쳐서 'save my people'. 정확히는 'to save my people'. 원헌드레드에서는 명확한 선과 악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누구를 자기 사람이라고 정할 것이며, 누구를 구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있을 뿐이다. 그 기준은 누군가에는 선이고, 누군가에는 악이다. 그 경계가 무척 모호하다보니 결국 리더라고 말하는 사람이 my people 중에서도 누구를 먼저 살릴 건지 정하게 된다. 근데 이 과정 중에 저항이 있고, 그 저항을 받아들이는 리더도  있고, 내치는 리더도 있다. 개인은 힘이 없는 것 같으나 자기의 정의를 끝까지 관철하는 자도 있다. 누군가는 성장하고, 누군가는 상처입고, 누군가는 좌절한다. 내용도 재밌지만, 이런 부분들이 나 스스로도 자꾸 묻게 된다. 나라면? 




The 100를 재밌게 본 이유 2.

억지스럽지 않은 새로운 대립구도 등장. 처음부터 세계관을 잘 구축해둬서인지 시즌5까지 왔는데 아직 전혀 억지스러운 등장이 없다. 많은 미드들이 시즌3를 지나면서 새로운 갈등을 제시하기 위해 억지스러운 끼워맞추기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원헌드레드는 그렇지 않다. 책이 원작이라 그런걸까? 새로 등장하는 내용들 하나하나가 매력적이어서 더 알고싶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마지막 인류인줄 알았던 Skypeople/ Skykru. 그리고 그 핵 속에서 적응했던 Grounders. 그 외 전혀 다른 장르(?)의 적(?) 등장. 과거, 현재, 미래의 인류가 마구 섞인 듯한 설정이 흥미롭다.




The 100를 재밌게 본 이유 3.

성과 성소수자의 평등. 많은 드라마 중에 리더가 남자이거나, 여자이더라도 그 드라마 속에서도 여자가 리더가 된게 드물거나 특별하게 설정된 경우가 많다. 물론 원헌드레드의 주인공 클라크가 어리고 예쁜, 그리고 금발인! 여자라 왕좌의 게임 대너리스를 생각나게 했지만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그런 생각은 저버리게 되었다. 원헌드레드에서는 여자라서 리더고, 남자라서 리더인 그런게 전혀 없었다. 자연스레 그 상황에 맞게 사람들의 요구에 응해 리더가 되었다. 그리고 그게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사실 여자가 리더인 경우가 많긴 했는데, 드라마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했나?라고 다시 기억을 짚어보면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남자가 리더인 경우도 많았다. 그저 성 고정관념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닌 필요에 의해 성과 상관없이 사람으로 정해졌다. 또, 이성애자가 정상인 것도 동성애자가 정상인 것도 양성애자가 정상인 것도 아닌 그저 자신이 아끼는 사람을 사랑하는 모습 그대로 그려졌다. 상대의 성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기에 사랑하는 모습이었다. 사람을 차이점으로 그린 것이 아닌 그저 한 사람으로 그려내는 것들이 좋았다.




The 100를 재밌게 본 이유 4.

벨라미!!!!! 내용도 재밌었지만, 볼수록 눈도 즐거웠다. 처음엔 벨라미 왕재수 이런 느낌이었는데, 볼수록 왜 이렇게 멋있어? Bob Morley라는 배우도 따로 찾아봤다.(남편 미안...이 포스팅은 보지마^^) 필리핀+호주 혼혈이라는데 너무 매력적. 클라크는 주인공인데 막 미친듯이 어필되진 않는다.. 대신 렉사!!! 렉사 너무 신비로워... 너무 예뻐........ 렉사 역을 맡은 Alycia Jasmin Debnam-Carey도 찾아봤는데 분장 전도 예쁘다. 하지만 미드 속 렉사가 정말 매력이 터진다. 그러고보니 벨라미, 클라크, 렉사 다 오스트레일리라 출신 배우더라. 




시즌5는 옥타비아를 보느라 조금 괴로웠지만, 시즌6가 기다려진다. 2019년 4월 30일에 시작한다니 잘 기다려야지. 많은 시즌을 만든 만큼 늘어지지 않고 계속 재밌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