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맛집기록: 야경과 함께 로맨틱한 식사 'Top of the Hub'

2018. 9. 11. 12:42BOSTON + CAMBRIDGE/음식탐방 기록




보스턴의 야경과 함께한 로맨틱한 저녁식사


Top of the Hub


800 Boylston St, Boston, MA 02199





생일 저녁 남편이 깜짝 예약해 준 레스토랑. 생각지도 못한 보스턴 프루덴셜 센터 52층에 위치한 Top of the Hub으로 예약해뒀다. 예쁜 옷을 입고 갈 곳이 없었는데, 오늘은 예쁘게 입어도 된다고 말해준 남편. 간만에 원피스 입었다.





우버타고 내린 프루덴셜 센터 앞. 보스턴의 랜드마크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제대로 방문해 본 적이 없었다. 근처 빙수먹으러 와 본적 밖에....그래서 단순히 오피스 건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쇼핑센터였다. 이 입구로 여러개 빌딩이 연결되어 있어서 길 못찾을 뻔. 쭉 직진해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우리가 타야 할 엘레베이터가 보인다.






위에 사진이 보이면 거의 다 왔다. 유리 문을 지나면 아래 사진처럼 엘레베이터를 타는 곳이 나온다. 52층을 누르고 기다리면 오케이. 대부분 저녁시간에 이 엘레베이터를 타는 사람들은 같은 곳에 가는 사람들이더라.






6시 예약으로 도착했는데도 이미 창가 자리는 꽉차 있었다. 이런 부지런한 사람들. 대체 몇시에 와서 저녁을 벌써 먹은거야? 우리는 하는 수 없이 창가 테이블 옆 테이블에 앉았다. 나중에 혹시 창가 쪽으로 옮길 수 있는지 물어봤는데 그럼 대기하는 곳으로 돌아가서 30분 정도 대기해야한다고 하더라. 높은 곳에서 야경을 보며 먹는 식사도 좋지만, 내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날 사랑하는 눈빛으로 바라봐주는 사람과 얼굴을 바라보며 맛있게 먹는 게 더 중요하기에 과감히 포기했다.





단품메뉴도 있지만 좋은 곳에 왔으니 코스를 먹어보자 하고 Chef's Five Course를 주문했다. 미리 말하자면 단품으로 먹어도 충분히 맛있고 배불렀을 것 같다. 메인은 둘 다 Filet Mignon으로 주문했다. 그리고 오이스터를 사랑하는 우리 부부는 스타터로 오이스터 도즌 사이즈도 추가 주문.





식전 빵. 빵으로 배불릴 수 없다고 조금만 먹었다. 웨이터가 치웠는데 나중에 또 가져다 주는거 보니 배 안차는 사람은 배터지게 빵 먹어도 될 듯. 





본격적으로 음식이 나오기 전 가장 한가로울 때, 해가 지기 전 사진을 남겨야 한다고 남편이 열심히 찍어줬다. 결혼 전 원피스 착용 핏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 왜 결혼하면 살찌는 걸까.......





오이스터가 나왔다. 도즌이어도 이게 뭐가 배부르겠냐며 호로록 먹었다. 이렇게 먹는 굴은 진짜 너무 맛나다. 남편도 미국에 와서 이렇게 먹고는 오이스터의 재발견이라며 엄청 좋아한다.





오이스터가 나온 뒤 해가 지고나서야 진짜 코스의 첫 번째 메뉴가 나왔다. Jumbo Lump Crab & Scallop Mouselline Cake. 





두 번째 코스였던 Parisian Gnocchi.





Shaved Asparagus Salad. 맛은 아기자기하니 괜찮았다.





배가 차고 있었는데, 스테이크가 나오니 소화가 되는 느낌이었다. 이 스테이크를 먹기 위해 열심히 소화되는 느낌! 미디엄 레어로 주문했는데, 미디엄과 미디엄 웰던 사이의 느낌으로 왔다. 미국은 유럽보다 기준이 좀 더 익히는 거 같다. 그래도 맛있었으니 통과.  근데 스테이크와 함께 나온 아스파라거스는 좀 난감했다. 아스파라거스를 완전히 익히거나 구운것만 먹어봐서 그런지 이 정도로 안익힌 건 처음이었다. 잘못 익힌건지 원래 이정도만 익는 것을 원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감자도 너무 딱딱해서 못먹고, 스테이크만 맛나게 먹었다.






마지막 디저트! 생각지도 못하게 이렇게 예쁘게 초코에 Happy Birthday를 새기고, 초를 켜 가져왔다. 이런 소소한 이벤트가 좋은 레스토랑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다. Creme Brulee까지 완벽했다. 근래에 먹은 것 중 가장 맛있었다. 양도 미국답게 커서 아쉽게도 일부 남겼다.







Top of the Hub은 맛이 exceptional한 곳은 아니지만, 52층 위에서 노을지는 보스턴의 하늘을 바라보다 해가 떨어지면 이렇게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 분위기에 맞게 사랑하는 사람과 온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맛있는 레스토랑이 되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