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록: 남은 음식을 포장해가는 문화

2018. 5. 15. 04:10BOSTON + CAMBRIDGE/생활탐방 기록



남은 음식을 포장해가는 문화

feat. BOSTON





처음엔 잘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어느순간 알게 된게 있었다. 바로, 레스토랑에 가서 음식을 남겼을 때 포장해갈꺼냐고 묻는 것이다.



어제 집과 가까운 맛있는 피자가게에 갔다. 거기 피자는 약 10인치로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다. 우리 부부는 한개를 주문해서 먹는데 괜시리 하나만 시키는게 미안해 피자 값과 동급인 샐러드도 주문했다. 다른 테이블을 보면 남녀를 불문하고 1인 1피자를 한다. 그렇다고 모두가 그 자리에서 자신의 피자를 다 먹는게 아니다. 남은 피자는 종업원이 가지고 갈 것이냐고 묻고, 자연스레 포장해 간다.



생각해보면 이런 포장은 피자가게에서만 한정되었던 것이 아니다. 플레이트를 쉐어하는 레스토랑에서도 음식을 남겼을 때 포장할 것이냐고 물었다. 지난 주말 갔던 딤섬집에서 맡은편 손님들은 이것저것 음식을 많이 시키고 나누어 먹다가 남으니 포장해갔다.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도, 음식을 남긴 손님에게도 남은 음식을 포장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남은 음식이 새 것같이 남은게 아니라 정말 가져가기 민망할 정도로 남아도 물어볼 때가 많다.)



종종 미국의 음식은 여타 다른 나라에 비해 크다는 글을 보게 된다. 예를 들어, 햄버거를 비교한다던지 하는 것 말이다. 나도 한국에 있는 미국식 팬케이크 집에 가서 친구와 두 개를 시켰다가 놀란 적이 있었다. 그 친구와 나는 둘다 유럽지역 유학생이라 유럽 사이즈 팬케이크를 생각하고 2개를 주문한거였는데 생각보다 너무 거대했던 것이었다. 



이런 경험들로 미국인들은 식사량이 훨씬 많은가보다 하는 인식이 생겼던 것 같다. 하지만, 직접 경험한 문화는 그들도 과도하게 많이 먹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되려 남은 음식은 가져가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이 참으로 흔하다. 



사실 이 문화가 다른 미국 지역에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미알못이니깐. 하지만 여기 보스턴 지역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생각보다 음식이 자이언트하지도 않다. 



포장을 해간다고 따로 추가비용을 내는 것도 아니다. 남은 음식을 가져가니 환경을 생각한다? 포장용기를 많이 만들어내니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문제는 아직 모르겠다. 그저 이런 문화가 어느나라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해 신기하고 새로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