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내가 예민한 건가? 불편한 감정

2019. 8. 29. 02:26내가 사랑하는 삶

 

 

요즘 영어공부와 투자공부를 겸해 'The Economist'를 읽고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헤드라인 뉴스로 우리나라 관련 기사가 있었다. 

 

The Economist

 

Losing game? 이것도 눈에 밟혔지만 일단 기사를 읽어보자했다.

원본 ☞ https://www.economist.com/asia/2019/08/28/an-old-grudge-between-japan-and-south-korea-is-getting-out-of-hand

 

An old grudge between Japan and South Korea is getting out of hand

America is doing too little to bring its allies back to their senses

www.economist.com

 

내가 예민해진 건지 아사히 맥주 이야기 뒤에 우리나라 맥주를 지칭하는 단어로 'the watery local alternatives'를 쓴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로남불처럼 우리가 우리 맥주 맛없다고 하면 그만인데, 외국기사에서 굳이 'watery'라는 단어를 썼어야 할까 싶으면서 무척 감정적으로 또, 기자의 개인적인 생각이 주입된 것 같아 기분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2번째 문단에서도 어김없이 심기를 건드리는 단어가 있었다. 지금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상황들을 제3국이 'a diplomatic spat'이라고 치부해버린 것. 'spat'은 캠브릿지 영영사전에 '(informal) a short argument, usually about something that is not important'라고 나온다. 인포멀 단어를 기사에 쓴 것도 황당한데, 중요하지 않은 논쟁이라니? 누구 맘대로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을 중요하지 않은 다툼이라고 치부하는 거지? 설마 혹시나 사전에서 언급되지 않은 현대에 통용되는 뜻이 있을까? 나만 이 단어가 불편한 걸까? 찾아보니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블로거 분을 찾을 수 있었다. 

☞ https://banle1114.blog.me/221626371412

 

'spat'은 과연 현재 한일무역갈등 상황에 적절한 표현일까?!

​어제 영문기사로 지소미아협정 관련해서 기사를 읽으면서 계속 마음에 걸리는 단어가 있었습니다. '...

blog.naver.com

 

단어 하나하나 선택도 기분이 나빴지만, 전체적인 기사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이 상황이 2차 세계대전부터 진행되었던 중요하지 않은 논쟁이고, 이번 불매운동이 어떻게 발발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하나도 없었다. 왜 우리나라 국민들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일본의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도, 대법원 판결에 따른 보복으로 일본이 먼저 경제 제재를 가한 내용도 없었다. 내가 기사에서 느끼는 감정은 마치 한국이 가해자이고, 일본은 피해자로 보였다.

 

얼마나 많은 전세계 사람들이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일어난 지금까지의 상황들을 파악하고 있을까? 어쩌면 이 기사 하나만을 읽고 판단하진 않을까? 그렇다면 그 사람들이 생각하게 되는 건 무엇일까? 당장 나부터도 나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국가에 대해서 여러 기사를 읽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니 영향력과 공신력 있는 뉴스매체의 기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하지 않아도 안다. 

 

지금 느끼는 분노가 팩트만을 추구한 기사에 내가 쓸데없이 감정을 섞어 넣어 만든 어떠한 것인지 영어 원어민이 아닌 나로서는 명확하진 않다. 나는 어쩔 수 없는 대한민국 국민이니깐. 얼마 전에 읽었던 기사 중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 지금 우리나라와 일본이 이런 외교전을 할 수 있는건 우리나라 성장을 기반하고 있다고. 지금까지는 우리나라의 경제적 규모가 일본에 비해 한참 뒤쳐져 있었기에 일본이 경제보복을 하면 움츠러 들 수 밖에 없었지만, 그간 크게 성장한 우리나라 규모가 일본이 가하는 불합리한 제재에 대해 항의할 수 있게 만들어 준거라고.

 

나의 분노로 시작한 이 글의 끝맺음을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나의 바람으로 끝내야할까? 한바탕 욕을 쏟아붓고 끝내야할까? 나의 분노는 어디로 향해야 할까? 아니면 처음부터 생길 필요가 없었던 분노라고 눌러야할까? 그냥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라는 생각만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