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발렌타인데이 week라 눈도 따뜻했던가

2019. 2. 14. 05:47내가 사랑하는 삶



발렌타인데이를 이틀 앞두고 보스턴에는 눈이 잔뜩 왔다. 학교에서는 heavy snow경고도 왔고, 리싱 오피스는 일찍 닫는다고 이메일도 왔다. 오전 11시쯤 되니 눈 바람이 거세지면서 눈이 상승기류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고 있었다.

이런 날은 집콕이 정답이겠지만, 한동안 못봤고, 한동안 못볼 언니와 언니아들이 보고싶었고 집 앞 나들이를 나섰다. 눈은 많이 내렸지만 어쩐지 춥지 않았다. 그동안 보스턴에 눈이 내리면 체감온도 영하 15도 이하는 우스웠는데 이번엔 고작 영하 1~2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부츠가 밟는 눈길에선 사브작 소리가 났고,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언니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더 많은 눈이 쌓여 있었다. 많이 춥지 않은 날씨와 잔뜩 내린 눈 덕분에 코트에는 아이들이 한껏 뛰놀고 있었다. 함께 나온 부모들이 이 눈을 즐기려고 긴 시간 나와있진 않을테니 금방이라도 꺄르르 거리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미소가 보고 싶어 무장하고 나왔겠지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모여 눈사람도 만들고, 눈썰매도 탔다.

그 사이를 걷고있자니 발렌타인데이만큼 로맨틱하고 따뜻한 눈이 내렸구나 싶었다. 이렇게 나의 두 번째 보스턴 겨울이 지나고 있다.